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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가루 똥배⟫중에서...
대머리 빵집 주인의 사례
나는 엄청난 시간을 들여 고든에게 밀을 그만 먹으라고 설득했다.
고든과는 관상동맥 질환 진료차 만났다. 다양한 원인 중에서도 작은 LDL 입자 과잉이었다. 나는 작은 LDL 입자를 줄이거나 제거해서 심장 건강의 통제력을 회복해야 하므로 밀 음식을 완벽하게 끊으라고 권했다.
문제는 고든이 빵집 주인이라는 사실이었다. 빵, 롤빵, 머핀은 그에게 일주일에 7일, 그야말로 매일매일 함께하는 삶의 일부인지라 끼니를 주로 빵으로 먹는 것이 자연스럽다고 할 수밖에 없었다. 나는 무려 2년간 밀 섭취를 중단하라고 권했지만 아무런 소용이 없었다.
그러던 어느 날, 고든이 스키 모자를 쓰고 진료실을 찾았다. 그는 머리카락이 뭉텅이로 빠지기 시작했으며 뜯겨나간 잔디처럼 두피 곳곳에 땜빵이 생겼다고 털어놓았다. 1차 진료 의사는 탈모라고 진단했으나 그 원인은 규명하지 못했다. 마찬가지로 피부과 전문의도 고든의 딜레마를 설명할 길이 없었다. 탈모로 충격을 받은 그는 1차 진료 의사에게 항우울제 처방을 요청했고, 당황스럽기만 한 탈모 상태를 모자로 감추기에 이르렀다.
내 머릿속에서는 당연히 밀이 가장 먼저 떠올랐다. 고든의 전체적인 건강 상태와도 맞았다. 작은 LDL 입자, 밀가루 똥배 체형, 고혈압, 당뇨 전 단계 수준의 혈당, 약간의 위 통증, 게다가 이제 탈모까지. 나는 고든에게 식단에서 밀을 단번에, 완전히 뺄 것을 다시 한번 권했다. 심한 탈모와 땜빵이 생긴 두피를 감추느라 정신적으로 충격을 받은 터라 그는 마침내 내 처방에 동의했다. 이는 빵 가게에 따로 먹을거리를 챙겨가고, 자기네 빵을 먹지 않는다는 뜻이었다. 직원들을 납득시키기도 만만치 않았다. 그럼에도 고든은 밀어붙였다.
그리고 3주 만에 고든은 머리가 돋아나기 시작했다고 알려주었다. 이후 두 달 동안 머리카락은 다시 왕성하게 자랐다. 머리뿐만 아니라 살도 5.5킬로그램이나 빠졌고 허리는 2인치가 줄었다. 당뇨 전 단계였던 혈당이 내려가면서 간헐적인 복부 통증도 사라졌다. 6개월 후, 작은 LDL 입자를 다시 측정하자 67퍼센트나 감소했다.
불편하지 않을까? 조금은 불편할 것이다. 하지만 부분 가발보다야 훨씬 낫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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