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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부 성장과 재성장
제3장 기적의 가능성
시련
"베커 박사님, 특수 연구위원회의 회의에 한 시간 정도 참석해 주시겠습니까?" 위원회의 비서가 전화를 했다. 나는 무언가 움직임이 있음을 직감했다. 계획서를 제출한 지 두 달이 되었고, 그 연구서의 운명에 대한 내 질문에 대해서는 아무 대답이 없었다. "거기 참석하겠습니다." "여기는 연구위원회 사무실이 아닙니다. 아래층 병원 원장실입니다." 매우 이상한 일이었다. 원장이 연구 계획에 관여하는 일은 거의 없었던 것이다. 게다가, 그의 사무실은 바비큐 연회를 개최하기에 충분할 만큼 넓었다.
그것은 과연 바비큐 연회였고, 바로 내가 구워지는 돼지였다. 원장의 회의실은 의자 배치가 바뀌어 있었다. 웅장하게 긴 탁자 대신에 약 열두 개의 의자들이 반원을 이루고 있었고, 각 의자는 병원과 의과대학의 거물급 인사들로 채워져 있었다. 나는 병원 원장 및 연구소 소장과 함께 생화학과와 생리학과의 학과장이 거기 있음을 알아차렸다. 대학의 학장만 유일하게 빠졌다. 중심에 있는 의자 한 개가 바로 내 것이었다.
대변인이 바로 문제를 제기했다. "우리는 당신의 계획서에서 매우 심상치 않은 점을 발견했습니다. 전기가 생명체와 어떤 관계가 있다는 생각은 얼마 전에 완전히 폐기됐습니다. 그것은 일고의 가치도 없는 것이며, 당신이 인용하고 있는 새로운 과학적 증거라는 것도 엉터리입니다. 이 생각은 돌팔이 의사들이나 속기 쉬운 대중들에게나 먹혀들어갈 것입니다. 나는 이 의과대학이 그런 비과학적이고도 사기꾼같은 연구를 승인할 만큼 엉성하지 않다는 것을 말해 둡니다." 여기저기서 지지하는 웅성거림들이 튀어나왔다.
나는 순간적으로 나 자신을 갈릴레오나 조르다노 부르노로 생각하는 스릴을 맛보았다. 나는 장작더미가 잔디 위에 준비되어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 창가로 걸어가는 듯한 환각을 느꼈다. 정신을 차리고 나는 간단하게 나의 가정들이 여전히 충분한 근거가 있으며 어떤 독단에 의해 거부되는 것이 유감스럽다는 취지도 말하였다. 나는 계획서를 철회할 의시가 없다는 말로 끝을 맺었고, 따라서 그들은 어떤 형태로든 결정을 내려야만 했다.
집으로 돌아와서야 내 화는 가라앉았다. 나는 원장에게 전화를 걸어 나의 착오를 사과하고 계획서를 철회하겠다고 말하려 하였다. 그리고는 연구직에서 물러나 재향군인국을 사직하고 개인사업을 하여 돈이나 벌어 볼까 생각했다. 운이 좋았는지, 나의 아내는 때때로 내가 나 자신에 대해서 알고 있는 것보다 나를 더 잘 알고 있었다. 그녀는 나에게 "당신이 사업을 시작하면 곧 후회를 할 거예요. 바로 이것이 진정 당신이 원하는 일이기 때문이지요. 좀 기다리면서 두고 보세요."라고 말하였다.
이틀 후 나는 위원회가 체스터 인테마 교수에게 결정을 위임하였다는 소식을 들었는데, 그는 오래 전에 도롱뇽 귀의 재생에 대해서 연구한 바 있었던 해부학자였다. 그가 시라쿠즈시에서 재생에 대해 연구를 한 유일한 사람이었기 때문에, 나는 그가 왜 처음의 판정회의에 참가하지 않았는지 의아해하고 있던 터였다. 나는 불길한 예감을 갖고 그를 방문했는데, 그는 최근의 연구에서 내가 근거로서 인용한 싱어의 연구를 반박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인테마의 실험은 매우 초기의 도롱뇽 배胚에서 나중에 신경계가 될 부분을 모두 잘라 냄으로써 시작되었다. 다음에 그는 이 신경계가 제거된 배들을 멀쩡한 배의 등에 각각 이식하였다. 멀쩡한 배들은 이식된 것들에 피와 영양분을 공급하여, 하나의 작은 '초생물적' 쌍둥이가 만들어졌다. 다만 그것은 신경계가 없고 등이 멀쩡한 것과 각각 붙어 있었다. 다음에 인테마는 이 쌍둥이들에서 다리를 하나씩 절단하였는데 그들 중 일부는 재생하였다. 전자현미경에 의해서도 성한 것에서 이식된 것으로 들어가는 아무런 신경도 관찰되지 못하였기 때문에, 인테마의 실험은 싱어의 결론을 의심스럽게 만든 것이었다.
내가 그의 사무실에 들어섰을 때 나는 그의 디킨스풍의 엄숙한 외모 - 귀가 컸고, 여위었으며, 나이들어 보이는 울퉁불퉁한 얼굴에, 깨끗하게 풀을 먹인 오래된 하얀 가운을 입고 있었다 - 때문에 마치 학장 앞으로 불려 간 신입생 같은 느낌이 들었다. 그러나 그는 곧 나를 편안하게 해주었다. 그는 내가 이제까지 만나 본 가장 점잖은 신사들 중의 한 사람이었다.
"당신의 계획서를 읽어 보았는데 매우 흥미롭더군요." 그가 정말 흥미롭다는 듯이 말하였다.
"정말입니까?" 나는 물었다. "저의 계획서가 싱어의 업적에 기초를 두고 있기 때문에 선생님께서 당장 그것을 거부할지 모른다고 걱정했었습니다."
"마커스 싱어는 훌륭한 연구자입니다." 인테마가 대답하였다. "나는 그의 관찰을 의심하지 않습니다. 다만 내가 지적한 것은 특수한 환경에서 생길 수 있는 예외입니다."
재생, 신경, 그리고 연구 작업 자체에 대해 오랜 시간 동안 유익한 대화를 나눈 후, 그는 나의 계획서를 승인해 주면서 충고를 하였다. "당신이 하고자 하는 것에 대해 너무 기대하지 마시오. 나는 결론이 당신 생각대로 나오리라고 믿지 않지만, 결과에 상관없이 어떻게든 그것을 해 보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젊은 연구자들의 사기를 북돋아 주어야 해요. 게다가, 그것은 매우 재미있는 연구이며 결국 당신은 배우는 것이 많을 겁니다. 어떻게 진행이 되는지 가끔 연락을 주고 또 내 도움이 필요하면 언제든지 연락하시오. 행운을 빕니다."
이것은 오랜 교우 관계의 시작이었다. 나는 그의 지지와 격려에 크게 용기를 얻었다. 그가, 연구란 재미있어야 하며 유행을 따르기보다는 자신이 해 보아양 한다고 하면서 성원해 주지 않았더라면, 나의 첫번째 실험은 불가능했을 것이고 이 책은 결코 쓰여지지 못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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