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장입으로 숨쉬기오전 8시 15분, 올슨이 아래층 아파트 옆문을 크레이머처럼 벌컥 열고 뛰어들어왔다. “좋은 아침이야!” 그가 외쳤다. 그는 코에 실리콘 공 모양의 마개를 꽂은 채, 헐렁한 운동복 반바지와 ‘애버크롬비&피치’ 스웨트셔츠 차림이었다.올슨은 나와 마주보는 길 건너편에 한 달짜리 스튜디오를 빌려 살고 있었다. 잠옷 차림 그대로 슬쩍 건너오기엔 가까웠지만, 이상한 복장으로 남의 눈에 띄지 않기엔 또 너무 멀었다. 한때 건강한 구릿빛이던 얼굴은 이제 핼쑥하고 창백해져, 마치 게리 뷰시의 머그샷 사진을 보는 듯했다. 그 표정도 며칠째 그대로였다 — 멍한 눈빛, 그리고 어딘가에 쫓기는 사람 같은 웃음.오늘은 실험의 ‘입호흡 단계’가 절반을 지난 시점이었다. 그리고 오늘도 어김없이, 올슨은 하루 세 번..

1장동물계에서 가장 숨을 못 쉬는 종환자는 오전 9시 32분에 창백하고 무기력한 모습으로 도착했다. 남성, 중년, 체중 175파운드. 말이 많고 친절했으나 눈에 띄게 불안해 보였다. 통증: 없음. 피로감: 약간. 불안 수준: 보통. 병의 진행과 앞으로의 증상에 대한 두려움: 매우 높음.환자는 현대적인 교외 환경에서 자랐으며, 생후 6개월에 분유를 먹었고 시판 이유식으로 이유를 시작했다고 했다. 이처럼 씹을 일이 거의 없는 부드러운 식단 탓에 치열궁과 부비강의 뼈 발달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고, 그 결과 만성적인 비강 막힘을 겪게 되었다.15세 무렵, 환자의 식단은 더욱 부드럽고 가공된 음식으로 이루어져 있었다. 하얀 식빵, 설탕이 든 과일 주스, 통조림 채소, 스테이크엄(Steak-umm)과 벨비타(V..

서문그곳은 마치 아미티빌의 악령이 깃든 집에서 막 튀어나온 듯한 풍경이었다. 칠이 벗겨진 벽, 먼지가 잔뜩 낀 창문, 달빛이 만들어내는 위협적인 그림자들. 나는 대문을 지나 삐걱거리는 계단을 올라가 문을 두드렸다.문이 열리자, 30대로 보이는 여자가 나타났다. 숱이 많은 눈썹과 지나치게 하얀 이가 인상적인 얼굴이었다. 그녀는 나를 반갑게 맞으며 신발을 벗어 달라고 했다. 그리고 나를 하늘빛으로 칠해진 천장을 가진 거대한 거실로 안내했다. 희미한 구름 무늬가 그려진 천장 아래, 나는 바람에 덜컥거리는 창가 옆에 자리를 잡았다. 노란 가로등 불빛이 스며드는 그 창밖으로, 다른 사람들이 하나둘 들어오는 모습이 보였다. 죄수 같은 눈빛을 한 남자, 제리 루이스풍의 앞머리를 한 근엄한 사내, 이마 한가운데 어딘가..

숨을 운행함에 있어, 들이쉼은 충만해야 한다.충만하면 그릇이 커지고,그릇이 커지면 뻗어나갈 수 있다.뻗어나가면 아래로 스며들고,아래로 스며들면 고요히 가라앉는다.고요히 가라앉으면 단단히 굳세어지고,굳세어지면 싹이 트기 시작한다.싹이 트면 자라나고,자라나면 위로 물러난다.위로 물러나면 머리끝에 이른다.하늘의 신묘한 기운은 위에서 움직이고,땅의 신묘한 기운은 아래에서 움직인다.이 이치를 따르는 자는 살 것이요,거스르는 자는 죽을 것이다.— 기원전 500년, 주(周) 왕조 석문(石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