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과 전기 #027

제2부 재생 전류

제7장 포유류를 위한 반가운 뉴스

스티븐 스미스는 재생 능력이 없는 동물의 사지에 전기를 가하여 인공적 재성장 유도에 성공한 첫번째 사람이었다. 툴레인 대학 메릴 로즈 문하에 있다가 켄터키 대학으로 옮겨 독자적으로 연구를 하고 있던 그는 1967년 성체 개구리 다리 절단 부분에 조그만 전지를 삽입했다. 나는 이 작업을 관심있게 주시하면서 그가 로즈의 소금 용액, 폴레자에프의 바늘, 그리고 싱어의 신경통로 변경 실험 등에서 얻은 것과 같이 부분적인 재성장을 성공시켰다는 소식을 열렬히 기대하고 있었다. 나에게 영향을 준 모든 실험들 중에서도 이것은 아마도 나에게 가장 용기를 많이 북돋워 준 실험이었을 것이다.

상당히 작고 미세한 전압의 전지를 만들기 위해 스미스는 갈바니와 볼타 시대의 간단한 기술로 돌아갔다. 그는 짧은 길이의 은선을 같은 길이의 백금선에 이어 붙이고, 이음새 주변을 실리콘으로 절연시켰다. 그가 이 두 금속을 선택한 이유는 이온을 방출하여 주변 조직과 불필요한 반응을 일으키는 경향이 가장 적기 때문이었다. 두 개의 금속이 붙은 이 장치가 약간의 염분이 있는 개구리의 체액 속에 잠기면, 은을 붙인 쪽 끝이 양이 되고 백금을 붙인 쪽이 음이 되는 미세한 전류를 만들어냈다.

그때는 개구리 적혈구에 대한 우리의 작업이 아직 발표되지 않았기 때문에, 이 전지로부터 전류가 아체 형성에 대한 '효과적인 창문 windows of effectiveness'에 좀 더 가까이 접근한 것은 완전한 행운이었던 것이다. 스미스는 나중에 이렇게 회고했다. "내가 이미 모든 변수들을 파악하고 있었고, 내가 하고 있는 것을 정확하게 알고 있다고 말할 수 있었더라면 얼마나 좋았겠는가. 전혀 그렇지가 못했다. 과학 역사에서 흔히 일어났듯이 나도 우연히 바른 길을 만났던 것이다."

스미스는 개구리의 남아 있는 뼈를 따라 전지를 심고 한쪽 끝을 골수강 쪽으로 구부렸다. 절단 부분에서 양의 은 전극 쪽의 다리는 전혀 성장이 없었고, 어떤 경우에는 조직을 붕괴시키기까지 했다. 그러나 음의 백금 전극 쪽에서는 재생이 시작되어 전지와 비슷한 길이만큼 자라고는 중지되었다. 이것은 전지만 충분히 뒷받침된다면 완전한 재생이 이루어질 수 있다는 것을 암시하고 있었다. 1974년에 스미스는 이와 같은 원리로 완전한 재생을 이룰 수 있는 장치를 만들었다.

스미스의 성공에도 불구하고, 그의 방법이 포유류에도 통할 것이라고 가정할 만한 단서는 없었다. 한 연구자가 근래 들어 갓난 어포섬(opossum, 미국산 유대류有袋類 쥐)의 뒷다리에서 일어난 재생 현상을 보고한 바 있다. 그러나 유대류 동물은 매우 미숙한 상태에서 태어나 어미의 주머니 속에서 더 자란 후 제2의 탄생을 맞기 때문에, 우리는 이것이 배胚 재성장의 한 경우가 아닌가 하며 미심쩍어 했다. 대부분의 배 조직은 완전 분화되지 않은 동안은 어느 정도 재생 능력이 있다고 알려져 있었다. 리처드 그로스가 사슴 뿔이 해마다 재성장하는 진정한 다조직多組織 재생이라는 것을 보여 주었으나, 이것은 아주 특수한 경우이기 때문에 다른 포유류나 몸의 다른 부분에서의 회복을 확신하게 하지는 못했다.

포유류는 양서류보다 뇌가 훨씬 발달한 단계이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은 그러한 시도에 대해 회의적이었다. 모든 척추동물은 다른 조직에 대한 신경 조직의 비율이 일정하다고 알려져 있는데, 포유류에서만은 대부분의 신경 조직이 훨씬 복잡한 뇌로 집중되어 있다. 싱어는 최근의 연구에서 쥐 다리에서의 다른 조직에 대한 신경의 비율이 도롱뇽에서보다 80퍼센트나 적다는 것을 밝혔다. 이 양은 정상적인 재생에 필요한 한계에 훨씬 못 미치고 있었고, 그 차이를 인공적으로 보충한다는 것은 불가능해 보였다.

설사 우리가 적절한 전기 자극을 공급할 수 있다 할지라도, 과연 그것에 반응할 수 있는 세포들이 있을지 확신할 수 없었다. 포유류의 적혈구 세포는 핵이 없기 때문에 역분화를 할 수가 없다. 개구리 뼈 치료에 대한 우리의 연구에 기초해, 골수 속 미숙한 적혈구들이 역할을 할 수 있지 않을까 했으나, 혹 그것들이 외부의 전류에 반응한다 할지라도 그 일을 수행할 만큼 충분한 수가 될지 의심스러웠다.

아울러 복잡성 문제도 있었다. 많은 재생 연구자들이 포유류의 조직들은 너무 특화되어 있고 복잡하기 때문에 제어 시스템을 완전히 벗어난 것이라고 믿고 있었다. 아마도 그것은 재생에 필요한 부분을 완전히 묘사하는 데 충분한 정보를 다룰 수 없을 것 같았다. 만약에 그렇다면 우리가 만들어 낸 어떤 아체도,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른 채 마냥 거기 앉아 있게 될 것이었다.

생명과 전기 #0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