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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부 재생 전류
제6장 다루기 힘든 유전자
스스로 창조하는 역분화
이제 우리 실험 결과들이 진짜임을 확신하게 되었다. 우리는 같은 골절 연구를 반복했는데, 이번에는 세포들이 살아 있는 동안만 관찰했다. 우리는 골절 부위에서 조직 견본을 채취하여 국립 과학아카데미에서 나에게 커다란 인상을 주었던 영화와 같은 저속도 영상을 만들었다. 우리는 변화들이 전위가 최고치에 다다른 직후인 첫 몇 시간 만에 시작된다는 것을 확인했다.
우리는 다시 결정적인 실험에 들어가기로 했다. 전기가 진실로 치료를 유도한다면, 인공적으로 만든 전위가 개구리 밖의 정상적인 혈액 세포를 변화시킬 수 있어야 하는 것이었다. 만약에 그러지 못하다면 나는 아마도 지난 7년 동안을 '우표수집'을 하는 데, 즉 흥미롭기는 하지만 결국에 가서는 하찮은 사실들을 축적하는 데 소비한 셈이다.
나는 내가 발견한 전위를 생산할 수 있는 전류를 계산했다. 믿어지지 않을 만큼 극도로 적은 양이었다. 전류의 양은 1조분의 1암페어(1피코암페어)에서 10억분의 1암페어(1나노암페어) 사이였다. 나는 무언가 잘못되었으리라고 생각했다. 그렇게 적은 전류가 우리가 본 그 극적인 광경을 연출할 수 있다는 것이 도저히 납득이 가지 않았다. 그래서 설사 그 수치가 맞다손 치더라도, 전류를 더 크게 공급하면 더 빨리 되겠지 생각했다. 우선 50마이크로암페어부터 시작하기로 했다. 그 정도 전류는 물을 산소와 수소로 분리시키는 전기분해를 겨우 일으킬 정도였다.
나는 여러 가지 모양의 플라스틱 상자와 유리 상자를 만들어 몇 가지 형태의 전극을 장착했다. 이 상자 속을 소금물로 채우고 건강한 혈액세포를 넣은 다음 전류를 흘리면서 현미경으로 관찰할 예정이었다.
나는 병원에서 길 건너편에 있는 한 실험실에 장치들을 준비했다. 거기에는 반전反轉현미경이 있었는데 그 현미경으로 상자 밑바닥을 통해 세포를 관찰할 수 있었다. 나는 젊은 기술자인 프레드릭 브라운을 잠시 고용하여 세포를 관찰케 했다. 그것은 각 상자의 세포가 여러 가지 전류와 전위에 따라 변하는 모습을 매시간 주시해야 하는 단조롭고 지루한 일이었다. 그때는 1966년 여름이었다. 프레드릭은 그해 가을에 의과대학에 입학하게 되어 있었는데 나는 속으로 두 달이면 충분한 시간이라고 낙관하고 있었다. 그는 매일 개구리 혈액이 든 실험 장치들 사이를 뛰어 다녔고 다음날 아침에 관찰한 결과를 나에게 보고했다.
시작은 좋지 않았다. 전류를 흘린 지 여섯 시간이 지나도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전류를 증가시키려 했으나 그러면 세포가 죽기 때문에 그냥 그대로 기다려야 했다. 여전히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하룻밤을 넘기자 세포들은 사실상 죽어가고 있었다. 전류를 좀 내려보기로 했다. 그러나 나는 여전히 내가 계산했던 엄청나게 적은 수치를 믿을 수 없었기 때문에 프레드에게 전류를 매일 조금씩만 낮추라고 했다. 그와 나는 두 달에 걸쳐 수많은 혈액세포들을 응시했으나 그것들은 고집스럽게도 아무 것도 보여 주지 않았다. 마지막으로, 프레드가 떠나야 하는 날 이틀 전에, 우리는 장치가 허용하는 한도까지 전류를 내리기로 했다. 그 한도는 내가 계산했던 범위에 들어가는 것으로서 10억분의 1암페어의 약 반 정도 되었다. 그날 아침 열한 시쯤에 그는 흥분한 상태로 나에게 전화를 걸었고 나는 길 건너로 달려갔다.
방은 어둡게 하고 현미경의 등을 켜 놓은 채, 우리는 혈구에서와 같이 세포가 변하는 것을 보았다. 처음에는 음극 주위에서, 다음에는 양극에서, 그리고 결국에는 상자 전체로 퍼져 나갔다. 네 시간 만에 상자 속 모든 혈액세포의 핵이 재활성화되어, 헤모글로빈을 소멸시키고 완전히 역분화된 형태가 되었다.
우리는 같은 실험을 여러 차례 반복하면서 전류의 효과적인 상하한선을 찾아 나갔다. 가장 좋은 '창문'은 20에서 700피코암페어 사이의 어딘가였다. 내가 '어딘가'라고 말하는 이유는, 세포들의 감수성이 연령에 따라 개구리의 호르몬 상태와 또다른 요인에 따라 다양하게 변화하기 때문이었다. 이것은 무한히 작은 전기의 간지럼이었다. 인간이라면 가장 민감한 조직인 혀에서조차 느낄 수 없는 크기였다. 그러나 개구리에서는 세포 유전자의 자물쇠를 풀어 활동해 나가기에 충분한 크기였다.
이 효과가 일어나는 데는 적절한 전류 못지않게 적절한 세포도 중요했다. 백혈구, 피부, 그리고 다른 형태의 세포에는 통하지 않았다. 개구리에서는 적혈구만이 역분화를 했다. 금붕어, 도롱뇽, 뱀, 거북이 등의 혈액세포들이 똑같은 반응을 보였다. 다만 어류 세포는 개구리보다 속도가 빨랐고 파충류 세포들은 더 느렸다. 모든 적혈구에서 보이는 핵의 투명함과 착색에 있어서의 변이에 관해서는 이제 손을 뗄 수 없게 되었다. 이 변이는 DNA 재활성화를 가리키는 듯했다. 왜냐면 그 후로는 전류를 끊어 버려도 나머지 과정이 진행되었기 때문이었다.
이것은 하나의 획기적 발견이었다. 여태까지 우리는 개구리 골절 치료에 있어서 생각도 못했던 것들을 알아냈고, 그것은 몇 년 지나지 않아 환자들에게 도움을 주게 될 것이 분명했다. 우리가 포유류 대신에 개구리를 사용했기 때문에 역분화에 대한 가장 훌륭한 증명 — 스스로 창조하는 역분화 — 을 얻어 낼 수 있었다. 우리가 포유류의 골절 치료를 연구했더라면 발견할 수가 없었을 것이다. 골막세포는 역분화하지 않고 골수세포는 실험하기가 까다롭기 때문이다. 하여간에, 우리는 전자현미경 필름으로 모든 과정을 수록한 영상을 갖게 되었고, 그것은 핵 속에서 새로운 리보솜이 만들어져 주위 세포질 속으로 전개되는 광경을 포함하고 있었다. 게다가 핵 활성화와 리보솜 및 미토콘드리아의 생성을 포함한 역분화의 모든 단계는 도롱뇽의 아체에 대한 근래의 연구에서 밝혀진 것과 정확하게 일치하고 있었다. 우리는 모든 재생에 있어서의 첫 국면인 아체 형성 시작에서의 전기적인 공통분모를 발견한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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