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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The Body Electric

생명과 전기 #022

우리는미생물 2024. 2. 9. 1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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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부 재생 전류

제6장 다루기 힘든 유전자

생명 본질에 대한 근본적인 의문들로 가득찬 나의 열의에도 불구하고 결국 나는 정형외과 의사였다. 나는 환자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것을 발견하고 싶었다. 아울러, 부정적 반응을 보이는 모든 사람들을 확신시키기 위해 찰리와 나는 살아 있는 조직 속에서 반도체성 전도를 직접적으로 실험할 방법을 찾고 있었다. 홀 효과와 개구리 신경의 동결凍結 실험은 각각 반도체성 전도 특성을 보여 주고 있었으나 그것을 표준적인 공학 용어로 확인한 것은 아니었다. 불행하게도, 그때까지 알려진 모든 직접적 실험은 수정水晶으로 하는 것이었다. 조작을 파고들어갈 수 있고, 전극을 얹을 때 으깨지지 않는 재료가 필요했다. 유일한 가능성은 뼈였다.

많은 생물학자와 의사들에게, 뼈는 별것 아닌 존재였다. 뼈는 조각가들이 쓰는 나무 토막 같은 것과 별로 다름없어 보인다. 많은 의사들이 뼈가 신중히 다루어야 할 살아 있는 생명조직이라는 것을 실감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환자들이 고생하는 경우가 많다. 정형외과 의술을 목수일같이 생각하는 것도 일반적인 오해다. 하는 일이라곤, 다루기 힘든 조각들을 모아 나사, 철판, 또는 못으로 함께 묶는 것뿐이라는 것이다. 보통 사람들은, 수술 후 조각들이 단단하게 고정되어 있으면 잘 해낸 것이라고들 생각한다. 이건 전혀 맞지 않는 얘기다. 아무리 그것들을 단단하게 묶어 두어도, 뼈가 치료되지 않으면 조각들은 느슨해질 것이고 수족을 쓸 수 없게 된다.

뼈는 압전 소자

뼈대는 이렇게 경솔한 취급을 받을 만한 것이 아니다. 거의 400만 년 전 데본기에 첫번째 진정한 어류에 의한 뼈의 발달은 주목할 만한 성과였다. 뼈 덕분에 동물은 신속하고도 효과적으로 나아갈 수 있게 된다. 벗을 때 던져 버려지는 허물 껍데기처럼 밖에 있지 않고, 뼈는 몸 안에 있기 때문에 살아 있을 수 있고, 또 함께 성장한다. 뼈는 또한 근육을 고정시키고 동물의 몸집을 자라나게 할 수 있는 효과적인 시스템이다.

뼈는 구조에 있어서도 특이하다. 그것은 압축력을 견디는 힘이 주철보다 강하다. 그러나, 만약에 X선이나 혈액 공급 중단에 의해 손상을 입으면 죽처럼 흐물흐물해진다. 사실상 살아 있는 부분인 뼈세포들은 전체의 약 20퍼센트 정도이다. 나머지인 세포간질細胞間質도 단순히 균일한 콘크리트만은 아니다. 그것은 두 가지의 서로 다른 물질로 구성된다. 콜라겐은 긴 사슬 형태로서 몸 전체의 주요 구성 물질인 섬유형 단백질이고, 인회석(燐灰石 apatite)은 주로 인산칼슘인 결정성 광물이다. 전자현미경으로 보면, 콜라겐와 인회석의 관련성은 매우 밀접하여 분자 수준까지 이른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콜라겐 섬유는 사슬형 띠 모양이고 규칙적인 조각들로 나누어져 있으며, 이 띠들 사이에 편안하게 들어앉기에 꼭 맞는 크기인 인회석 결정은 섬유 주위에 비늘처럼 붙어 있다.

이러한 복잡성은 보다 높은 수준의 조직에서도 계속된다. 콜라겐 섬유는 중심축 주위에 이중나선형으로 감겨 있는 층 속에 나란히 쌓여있다. 오스테오사이트 osteocyte라고 하는 골세포는 이 층 사이에 끼워져 있는데 이 층들은 오스테온 osteone이라고 하는 수밀리미터 길이의 뼈의 기본 단위를 형성하게 된다. 각 오스테온의 중심에는 조그만 통로가 있는데 그곳으로 혈관과 신경이 지나간다. 오스테온들은 최대의 기계적 강도를 낼 수 있는 선들을 따라 차례로 조직되어 있어서 그것에 가해지는 힘을 가장 잘 견딜 수 있는 정교한 모양의 뼈를 이루고 있다.

뼈는 놀라운 성장 능력을 갖고 있는데, 그것은 세 가지 다른 방법으로 이루어진다. 유년 시절, 긴 뼈들은 각각 골단판骨端板이라고 하는 하나 또는 두 개의 성장 중심을 갖고 있다. 이것은 연골체로서 앞쪽은 계속 자라면서 뒷쪽은 뼈로 바뀌어 간다. 뼈가 적당한 길이가 되었을 때 그 과정은 멈추고, 남아 있던 연골 부분도 골단이라고 하는 뼈의 끝으로 변하게 된다. 뼈가 적당한 길이가 되었을 때 그 과정은 멈추고, 남아 있는 연골 부분도 골단이라고 하는 뼈의 끝으로 변하게 된다. 골단 형성 과정의 '종료'는 몸이 성숙되었다는 한 가지 지표다.

뼈는 치료되지 않는다. 이상하게 들릴지 모르지만 문자 그대로 사실이다. 다른 조직에서 만들어진 새로운 뼈가 골절 부분을 아물게 함으로써 골절이 치료된다. 골절 치료 과정 일부로서 때때로 뼈 성장을 이야기하기는 하지만, 기존에 남아 있던 뼈는 성장 능력이 없다. 제1장에서 언급했듯이, 골절 부분에 새로운 뼈를 형성시키는 두 조직이 있다.

하나는 뼈의 섬유질 덮개인 골막骨膜이다. 뼈 발생 능력을 갖고 있는 것은 골막의 가장 안쪽 층 세포들이다. 골절 후, 이 세포들이 활성화된다. 그것들은 분열하기 시작하고 약간의 딸세포들이 뼈의 콜라겐 섬유를 만드는 골모세포骨母細胞들로 변한다. 다음에 인회석 결정들이 혈청으로부터 응축되어 섬유질로 들어간다.

골절 치료를 위해 새로운 뼈를 만드는 다른 조직은 골수다. 골수세포들은 역분화하여 아체를 형성하고 골절의 중심 부분을 채운다. 아체세포들은 연골세포로 변하고 나중에 다시 골모세포로 변한다. 이 과정이 도롱뇽의 다리 재생에 있어서 세포 변화와 같은 순서를 밟고 있는 진정한 재생이다. 골절을 치료하는 의사는 항상 골수강이 손상 입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그러나 불행히도 치료하는데 쓰는 판, 나사, 못 등이 오히려 골막이나 골수강을 건드려 치료를 방해하는 경우가 흔히 있게 된다.

연구자 관점에서 의문은 무엇이 골막과 골수의 세포들을 활성화 하는가이다. 골수의 경우, 동롱뇽의 절단된 다리 세포들을 활성화하는 것과 같은 것이 아닐까 예측할 수 있다.

뼈에는 독특한 세번째의 성장 과정이 있다. 그것은 울프Wolf 법칙을 따르고 있다. 울프는 정형외과 의사로 19세기 말에 이 법칙을 발견했다. 울프 법칙의 골자는 뼈가 외압에 반응해 그 주인이 원하는 방향의 모양으로 바뀐다는 것이다. 뼈가 구부러질 때, 한쪽은 압축되고 다른쪽은 늘어난다. 그것이 한쪽 방향으로 계속 구부러진 상태에 있을 때, 여분의 뼈가 자라서 압축되는 쪽을 떠받쳐 주고, 어느 정도는 늘어난 쪽으로부터 보충된다. 그것은 마치 어떤 다리가 한 차선에만 차가 밀린다는 것을 감지해 여분의 빔과 케이블을 설치하고 다른쪽 설비는 거두어 버릴 수 있는 것과 같다.

이러한 결과, 테니스 선수의 라켓 잡는 팔이나 야구 투수들의 투구하는 팔이 다른쪽 팔보다 무겁고 뼈의 윤곽도 다르다. 이 능력은 유년 시절에 가장 강하다. 따라서 유년 시절에 생긴 골절은 수술을 하지 않고 뼈의 양쪽 끝을 부드럽게 맞추어 놓는 것이 최선이다. 뼈가 적당히 구부러져 있으면 울프 법칙에 따라 오히려 뼈를 강화시킨다는 것을 부모들에게 설명하는 일이 때로 가장 힘든 부분이다.

울프 법칙을 따르는 재조직화는 무언가가 골막을 자극하여 압축력이 작용하는 곳에 새로운 뼈를 성장시키고 인장력이 있는 곳에서는 뼈를 분해시키기 때문에 일어나는 것이다. 다시 연구자로서의 의문이 생긴다. 무엇이 골막세포를 활성화시키는가?

1961년초 정형외과 위원회에 도롱뇽의 상처 치료 전류에 관한 논문을 제출한 후, 몇 사람이 와서 질문을 했다. 그들 중에는 컬럼비아 대학에서 연구를 하고 있던 젊은 외과 의사 앤디 바셋이 있었다. 그와 대화하면서 우리는 울프 법칙을 탐구하는 견해 중 하나인 압전기壓電氣에 주의를 기울였다. 간단히 설명하면 이것은 어떤 물질에 기계적 외압을 가하면 전기 에너지를 발생시키는 것이다. 예를 들면, 압전 능력이 있는 수정을 약간 비틀어지도록 구부리면, 그 수정에서 전기가 발생한다. 비틀림이 수정 결정 속에 안착하고 있던 전자들을 튀어나오게 하는 것이다. 그것들은 압축된 쪽으로 이동하여, 구부러진 수정의 안쪽 곡면의 전하가 음이 된다. 힘을 주고 있다가 갑자기 풀었을 때는 반대로 양 전하가 형성된다.

재생에 앞서 나타나는 정상보다 큰 음 전류를 내가 보여 준 바 있었기 때문에, 바셋은 뼈가 압전 능력이 있고 구부러뜨림으로써 생긴 음전하가 울프 법칙에 따른 성장을 자극하는 것이라는 의견을 제시했다. 확인해보려 우리는 여러 가지 동물들의 살아 있는 뼈와 죽은 뼈를 실험해 보았고, 예상한 대로 뼈를 구부리면 즉각 전위가 일어나는 것을 발견했다. 압축된 쪽은 음이고 늘어지는 쪽은 양이었다!

아울러, 압력을 풀었을 때 나타난 역전된 전위는 처음 것만큼 크지는 않았다. 당연히 그렇게 되어야만 하는 것이었다. 음 전압이 성장 자극제라면, 양의 반동 전압을 상쇄시킬 방법이 있어야 했던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그것이 성장 메시지를 무력화시킬 것이기 때문이다. 전자공학적 용어로 말하면, 반도체 정류기整流器 또는 PN 접합 다이오드가 있어야 했다.

이름은 생소하지만, 그 장치는 아주 간단하다. 그것은 여과장치로서 신호 중의 양(P) 또는 음(N)의 부분을 걸러낸다. 제4장에서 언급했듯이, 전류는 결정격자 속을 자유전자 또는 다이아몬드 게임에서 말을 움직일 때 구멍이 움직이듯이 자신의 위치를 이동시킬 수 있는 '구멍'을 통해 흐를 수 있다. 전류는 P형 반도체에서 N형 반도체로만 흐를 수 있기 때문에 두 가지가 접합된다면 전류를 여과시키거나 정류시킬 수 있다.

전축은 이 장치가 없었더라면 나오지 못했을 것이다. 다이아몬드 또는 사파이어 결정의 바늘이 레코드판의 홈을 타고 감에 따라, 변하는 홈 모양은 바늘을 아주 조금씩 변형시킨다. 그러면 바늘의 결정은 변형 압력을 여러 가지 전기 신호로 바꾸고, 그것이 증폭되어 우리가 소리를 들을 수 있는 것이다. 만약에 우리가 변형 신호와 회복 신호를 동시에 듣는다면, 이해할 수 없는 잡음으로 들릴 것이다. 따라서 회로에 정류기가 필요한 것이다. 그것은 전류를 한쪽 방향으로만 통과시키기 때문에, 신호들이 서로 상쇄되지 않는다. 신호가 정류되어 스피커로 들어가면 음악이 나오는 것이다. 바셋과 나는 뼈의 회복 신호가 압력 신호보다 훨씬 작다는 사실에서 정류의 증거를 볼 수 있는 것이라고 확신했다.

만약 음의 압전 신호가 성장을 자극한다면, 아마도 음의 전류로써 우리 스스로 뼈를 성장시킬 수 있을지 모른다. 우리는 열여덟 마리의 개를 가지고 실험해 보았다. 뒷다리 허벅지 뼈에 전지 상자를 이식했다. 전극은 전기화학적 반응을 최소화하기 위해 비활성 금속인 백금을 사용했고, 드릴로 구멍을 뚫어 전극이 직접 골수강에 닿게 했다. 서로 비교해 보기 위해 몇 개의 뼈에는 음극 주위에 많은 양의 새로운 뼈가 만들어졌고 양극 주위에는 그렇지 않았다. 전지를 안 넣었던 것들은 양쪽 전극에서 모두 성장이 이루어지지 않았다.

그 결과는 매우 흥미로운 것이었다. 그러나 돌이켜보면, 이 결과를 발표할 때 우리는 중대한 실수를 했다. 우리들은 뼈 성장을 자극하는 음 전위인 도롱뇽 상처 치료 전류의 음 전위와 압전기 연구에서의 음 전위를 혼동하고 있었다. 우리는 그 둘이 동등하다는 것을 전제로 설명해 나갔는데, 사실 그렇지 않았다. 압전 전위는 뼈의 '밖'에서 측정되었고 기계적 힘을 가했을 때 비로소 나타난다. 그것은 일시적인 것이고 십중팔구 그 목표 조직이 골막인 것 같다. 이식 실험에서 우리는 뼈의 '안'쪽인 골수강에 지속적인 직류 전류를 가했다. 우리가 자극하고 있었던 것은 골절 치료인 재성장 직류 제어 시스템이었지 울프 법칙에 따른 압전 제어 시스템이 아니었다. 우리가 논문에 이 차이를 명백히 기술하지 않았기 때문에 많은 혼란이 생겼고, 일부는 20년이 지난 지금에도 지속되고 있다. 그 결과로 많은 과학자들이 뼈에 압전 능력이 있기 때문에 전기가 뼈의 성장을 자극할 수 있는 것이라고 생각하게 되었다. 이 사람들 중 대부분은 골절 치료시 뼈 자체는 성장하지 않는다는 것을 깨닫지 못하고 있다. 게다가, 우리의 실험 결과는 오늘날 비결합성 골절 치료에 사용되고 있는데(제8장 참조), 그 실험에서 출발한 모든 연구자들은 골수 자극하기를 계속해 왔다. 아무도 압전 신호가 하는 것처럼 골막을 자극하려고 하지 않았다. 우리의 혼동은 또한 기성 과학계로 하여금 뼈에 대한 '사소한' 전기적 자극이 뼈에만 있는 독특한 무엇처럼 생각하게 했다. 우리의 실험과 본래 재생의 의미 사이에 관련성이 실종되었던 것이다.

 

생명과 전기 #023

제2부 재생 전류 제6장 다루기 힘든 유전자 뼈 내부의 전자공학 찰리와 나는 뼈의 전기적 성질을 좀 더 상세히 조사하고 울프 법칙이 어떻게 작용하는지 알아보기로 했다. 우리는 바셋과 같이 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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