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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The Body Electric

생명과 전기 #019

우리는미생물 2024. 2. 7. 1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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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부 재생 전류

제5장 의식의 회로

찰리와 나는 오후 내내 대화를 나누었는데, 그것은 15년 동안 계속 될 유익한 협동 작업의 시작이었다. 나로서 가장 좋았던 부분은 그의 우정과 열린 마음이었다. 그 역시 아직 배워야 할 것이 많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우리의 관계는 또한 그 가치를 헤아릴 수없는 부수적 효과를 가지고 있었다. 그는 나에게 자기가 가르치는 총명한 학생들을 보내어 그들의 학위논문 작업을 하게 했는데 그들은 모두 나중에 나의 연구 동류가 되었다. 앤디 마리노, 조 스파다로, 그리고 마리아 라이히마니스는 모두 연구팀에서 필수적인 존재들이었다. 찰리와 함께 그들은 끊임없이 새로운 아이디어를 제공했고, 지적 모험의 분위기를 조성하여 연구실을 보다 창조적이게 했다.

회로는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찰리의 첫번째 지원은 시험 설비를 점검하는 것과 내가 도롱뇽에 대해 측정한 것들을 확인하는 것이었다. 모든 것이 거의 문제가 없음을 확인한 후에, 우리는 무엇을 할 것인가를 토론했다.

"자, 이제 이 전류에 대해 보다 상세히 알아보기 위해 동물 속으로 들어갑시다. 신경을 노출시키고 거기서 전류를 측정해 보는 겁니다." 찰리가 말했다.

나는 거부 반응을 보였다. "말하기는 언제나 행동하기보다 쉽지요. 동물의 다리를 절단하면 조직에 손상을 입히고 상처 치료 전류가 생깁니다. 그 때문에 엉뚱한 전압이 발생하죠. 게다가, 기준 전극을 놓을 만한 적당한 지점이 없어요."

그러자 찰리는 전자공학의 기초적인 것에 대한 강의를 했다. 전류가 흐르는 전선의 전압은 전류가 진행하면서 균등하게 떨어지므로, 단위 길이마다 일정한 전압 강하가 생기게 된다. 따라서 두 전극을 모두 도체를 따라 놓으면 되는데, 이때 기준 전극을 전원電源이라고 생각되는 쪽에 가깝게 둔다. 두 전극간에 표준길이를 사용하면 여러 가지 전선들의 전압 강하를 비교할 수 있고 부분으로부터 전체의 변화를 측정할 수 있다는 것이다.

내가 해야 할 일이라곤 수술뿐이었다. 나는 실험 재료로 황소개구리를 사용하기로 했다. 황소개구리의 뒷다리는 비교적 길었고 적당히 큰 좌골신경을 갖고 있었다. 좌골신경은 찾기가 쉬웠고 근육을 관통하지 않고 근육 사이를 지나가고 있어서 약간만 조심스럽게 절개하면 쉽게 꺼낼 수 있었다. 결국 출혈이나 조직의 손상 없이 신경을 1인치 정도 분리시킬 수 있었다. 그 밑에 얇은 플라스틱 판을 끼워 넣어 주위 근육의 영향을 받지 않도록 했다. 우리는 1센티미터를 표준으로 전압의 기울기를 측정했다. 전압의 기울기는 개구리마다 같았다. 깊은 마취 상태에서는 없거나 매우 작았다. 마취가 풀려감에 따라, 센티미터당 약 4밀리볼트의 일정한 전압 강하가 생겼으며 항상 척수 쪽이 양이고 말단 쪽이 음이었다.

몇 개구리들은 측정 위치 윗쪽에서 신경을 절단해 보았더니 전압이 사라졌다. 이것은 전류가 사실상 신경에 있다는 것을 가리키는 것이었다. 조금 후에 전압이 약간 회복되었는데 예전 같지는 않았다. 우리는 이 2차적인 전압을 외부적 요인에 의한 인공적 잡음이라고 생각했다. 절단된 신경 자체에서 생긴 상처 치료 전류에 의한 것이거나 신경을 절단하기 위해 손상을 입힌 다른 조직으로부터 생긴 것인 듯했다.

그러자 찰리가 좀 더 긴 길이의 신경을 측정해 보자고 했다. 그로 인하여 우리는 하나의 수수께끼에 빠지게 됐다. 무릎 쪽으로 연장하여 2센티미터에 대해 측정했을 때는 전압 강하가 이전과 같이 일정하게 나타나지 않았다. 우리는 1센티미터에서 측정한 값의 두 배를 예상하고 있었는데, 두 배의 값보다 높거나 낮곤 했다. 나는 절개를 했기 때문에 국부적 상처 치료 전류가 생겨 측정치를 예상할 수 없게 만든 것이라 주장했다. 그러나 찰리는 내가 훌륭한 개구리 수술 의사이며 이전보다 더 손상을 입힌 것 같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는 물었다. "절개를 확장한 곳의 신경에 어떤 차이가 있습니까?"

내가 말했다. "별로요. 좌골신경은 둘로 쪼개져 두 가지를 이루고 있는데 무릎 아래에서만 볼 수 있습니다. 하나는 장딴지 앞으로 지나가고 하나는 뒤로 지나갑니다."

그는 또 물었다. "그것이 무릎에 도달하기 전에 분리되지 않았다는 것을 어떻게 압니까?"

그가 옳았다. 물리학자에게는 그리 나쁜 상황이 아니었다. 신경이 분리되기는 하지만, 두 부분은 무릎을 통과하기 전까지는 신경초 nerve sheath에 의해 함께 묶여 있었다. 나는 신경초를 제거하여 두 부분을 분리시킬 수 있었다. 이것들을 측정해 보니, 두 부분이 반대 방향으로 극화되어 있었다. 앞부분 가지의 전압 강하는 발끝에 대해 양이었다. 뒷부분 가지는 좌골신경 묶음과 같은 방향으로 극화되어 있었는데, 항상 더 높은 전압 강하를 갖고 있었다. 앞 가지의 전류는 분명히 나머지 신경초에서의 전류와 반대 방향으로 흘렀다. 흥미로운 것은, 두 가지 1센티미터에 대한 전압 증가분을 합하면 — 4밀리볼트와 8밀리볼트 — 우리가 주신경에서 발견한 전압 강하와 거의 같은, 1센티미터당 약 4밀리볼트가 된다는 것이었다. 처음에 우리는 도무지 영문을 알 수 없었다.

어떤 예감이 떠올라 나는 신경 조각들을 모아 병리학과로 보내어 전자현미경 슬라이드를 만들게 했다. 거기서 나는 앞 가지의 섬유들이 뒤의 것들보다 작다는 것을 발견했다. 생각이 떠올랐다! 좌골신경은 혼합신경이라 불린다. 그것은 운동신경과 감각신경을 모두 갖고 있다. 감각신경 섬유들은 일반적으로 운동신경 섬유들보다 얇다. 따라서 앞 가지는 모두 감각신경인 것 같고, 뒷 가지는 모두 운동신경같이 보였다. 직류 시스템이 입력 부분과 출력 부분을 함께 가지고 있다고 가정해 보라. 우리는 감각 또는 운동 신경이라고 알려진 모든 신경들을 측정해 보았다. 허벅지 앞부분의 대퇴부 신경은 거의 완전히 운동신경 기능을 갖고 있었고, 척추에서 멀어질수록 음의 전압이 증가했다. 개구리 등의 피부에 분포하는 척추신경들은 감각섬유였고, 척추로 갈수록 음의 전압이 증가했다.

이제 우리는 운동신경과 감각신경이 서로 대칭되는 호弧를 이루어, 전류의 흐름이 끊어짐 없는 고리를 형성하는 것을 보았다. 이것이 어떻게 회로가 완성되는가 하는 신비를 풀어 주었다. 전류는 다른 조직이 아닌 신경을 통해 되돌아온다. 제라드가 뇌에서 발견한 바와 똑같이, 신경들은 몸 전체를 통해 균등하게 극화되어 있었다. 입력섬유인 수상돌기는 양이고, 출력섬유인 축색돌기는 음이었다. 우리는 이 전기적 극화가 신경계의 조화를 이루면서 임펄스를 오직 한 방향으로만 움직이게 유도하는 것이라고 짐작했다.

 

생명과 전기 #020

제2부 재생 전류 제5장 의식의 회로 조작적인 사람과 진실한 친구 찰리는 전자현미경 개발에 참여한 경험이 있어 생리학계의 거물들을 많이 알고 있었다. 우리가 좌골신경 실험을 한 직후, 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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