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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부 재생 전류
제4장 생명의 전위
가정을 실험해 보다
첫번째 작업은 현대 장비를 사용하여 도롱뇽에 대한 버어의 측정을 반복하는 것이었다. 나는 기준 전극을 각 도롱뇽의 코 끝에 놓고 측정 전극을 몸의 중심을 따라 꼬리 끝까지 하나하나씩 이동시킨 다음 다리로 옮겼다. 몸 전체의 전압을 측정한 후 나는 같은 수치의 전압을 나타내는 모든 점들을 연결시키는 도표를 구성했다.
나는 버어의 단순한 '머리 – 음'과 '꼬리 – 양'의 형태를 뛰어넘어, 신경계의 배열을 따르는 보다 복잡한 장을 발견했다. 뇌의 각 반구 위에는 양의 높은 전위가 있었고, 사지 사이의 상완上腕과 허리 신경절 위에는 좀더 적은 전위가 있었다. 이 세포체 이외의 곳으로 전극을 옮겨갈수록 수치는 점점 더 음을 향해 갔고, 손, 발, 그리고 꼬리 끝에는 가장 높은 음의 전위가 있었다.
다른 일련의 실험에서, 나는 새끼 도룡뇽에서 전위가 신경계를 따라 발달하는 것을 관찰했다. 성체의 경우에는, 다리로 들어가는 곳의 신경을 끊으면 - 척수속의 세포체로부터 그 긴 신경섬유들을 손상시키면 - 다리의 전위가 거의 완전히 사라졌다. 그러나 말단 신경들을 그대로 두고 척수를 끊었을 경우에는 다리의 전위가 변하지 않았다. 신경세포체에서 발생되어 섬유를 따라 진행하는 전류가 반드시 있는 듯했다.
전류의 흐름이 있기 위해서는 한 바퀴를 일주하는 회로가 형성되어야 한다. 전류는 발전기에서 출발하여 전선과 장치들을 지나 다시 발전기로 되돌아가는 것이다. 가정의 전등에 흐르는 전류도 결국 출발점인 발전소로 되돌아간다. 신경세포체 집단에서 측정된 것은 양이었고 신경섬유를 따라 나가면 음이었기 때문에, 신경세포체에서 전류가 발생될 수 있는 좋은 조건이 있는 듯했다. 실제로 세포체 내에는 핵, 유기질, 신진대사 성분과 같은 '좋은 재료'들이 있는 반면에 섬유는 상대적으로 덜 중요한 것들을 포함하고 있다. 그 당시에 나는 전류의 회로가 근육을 경유하여 척추로 되돌아옴으로써 완성된다고 가정했다.
이것은 좋은 출발이었지만, 과학적으로 납득할 만한 증명은 아니었다. 얼마 후 회로의 복귀 부분에 대한 나의 추측이 틀렸음이 판명되었는데, 다리 근육의 전위를 측정해 보니 피부의 전위와 같은 방향의 극성을 띠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게다가, 세포막의 잔류 전위와 같은 이온적 차이에 의해 양서류의 피부 자체가 안과 밖의 양극성을 띠고 있는 것이 발견되었다. 따라서 내가 측정한 수치들이 습기 있는 피부를 통한 이온 방전에 의한 것일 가능성은 희박했다. 만약에 그렇다면, 내가 증거해 놓은 것들은 문자 그대로 모두 물먹는 것이다.
불확실성의 많은 부분이, 내가 동물의 '외부'를 측정하면서 '내부'의 발전기와 도체들이 내가 발견했던 패턴을 만들고 있다고 가정했다는 사실 때문이었다. 내부의 전류를 외부의 전위에 연결시킬 수 있는 방법이 필요했다.
이때는 트랜지스터가 진공관을 완전히 대체하기 이전이었다. 진공관의 특성은 그 내부의 전기장 구조에 의해 결정된다. 그런데 컴퓨터 없이는 그 전기장의 변수들을 계산하는 것이 매우 어렵기 때문에, 엔지니어들은 흔히 유사 모델을 만든다.
그들은 커다란 진공관의 모형을 만들고, 그 속을 전도 용액으로 채운다. 전류가 이 모델에 가해질 때, 용액 속의 여러 지점에서 전압을 측정함으로써 전기장의 윤곽을 잡을 수 있다. 나는 도롱뇽 모델을 만들기로 결심했다.
우선 구리선으로 도롱뇽의 신경계 모형을 만들었다. 뇌와 신경절을 위해서는 땜납을 사용했다. 땜납은 납과 주석의 합금이기 때문에 각 접합부는 구리와 납-주석 합금 두 금속의 볼타 전지가 되었다. 다음에 단순히 이 '신경계'를 양쪽에서 스폰지를 덮어 샌드위치처럼 만든 다음 그것을 소금물에 담갔다. 소금물은 체액처럼, 두 금속을 전지로 만드는 전도 용액인 전해질 구실을 했다. 그것은 성공적이었다. 측정치들은 진짜 도롱뇽에서 측정한 수치들과 거의 정확하게 같았다. 이것은 내부의 직류 전류들이 내가 외부에서 측정했던 전위들을 '생산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했다.
만약에 내가 가정한 신경계가 정말로 신경계의 원초적인 부분이라면 그것이 광범위하게 분포되어 있어야 하므로, 다음에 나는 전체 동물의 왕국을 탐사했다. 나는 편충, 지렁이류, 어류, 양서류, 파충류, 포유류, 그리고 인간에 대해 실험했다. 각 종들에 있어서 피부의 전위들은 신경계의 배열을 반영했다. 곤충들과 어류에 있어서는 양 전위가 단 한 지역에 존재했는데, 주요 신경절이라고는 단 하나, 뇌밖에 없기 때문이었다. 인간에게는 거대한 뉴런 덩어리가 있는 머리와 척추 부분이 강한 양 전위를 띠고 있었다. 강한 양 전위를 띠고 있는 지역은 도롱뇽에서처럼 세 곳으로서, 뇌, 어깨 부근의 상완 신경총, 그리고 척추 아랫부분의 요추 부근이었다. 아울러 모든 척추 동물에서, 제라드가 관찰한 바와 같이 후뇌에서 전뇌로 흐르는 직류 전류의 전위를 측정했다. 그 전류는 뇌간에서 뇌의 높은 부분으로 뻗어가는 복잡한 뉴런 망에서 나오는 듯했고 수면 또는 깨어 있음의 수준과 주의집중 정도를 조절하는 것 같았다.
동시에, 상처 치료 전류와 피부의 전위가 같은 원천에서 왔는지 여부를 알아보기 위해 나는 도롱뇽이 상처를 회복할 때 그것의 다리 전류와 전위를 측정해 보았다. (제1장에서 언급했듯이, 뼈 치료는 모든 척추 동물에게 공통적인, 유일하게 진정한 의미의 재생의 형태이다.) 다리의 전류는 재생에 수반되는 전류와 같이 작용했다. 상처 주위에 양 전위 구역이 즉각 형성되었고, 다리의 나머지 부분은 여전히 낮은 음 전위를 유지하고 있었다. 그 이후 5일째와 10일째 되는 날 사이에, 상처 치료가 시작되면서 양 전위 구역이 반전되어 다른 구역보다 더 강력한 음 전위를 띠었다.
다음에 나는 20년 전에 버지가 했던 실험을 계속하기로 했다. 나는 신경계의 여러 가지 상태에서 변화들을 일으키고 전기 측정에 수반되는 변화들을 알아볼 작정이었다. 이것을 제대로 수행하기 위해서는 몇 개의 전극을 가지고 여러 곳을 동시에 측정하여 측정치들을 기록지에 나란히 기록할 수 있는 수천 달러짜리 계측기가 필요했다. 아무래도 내가 다른 논문을 하나 더 출판하지 않고서는 이 같은 돈이 생길 기회가 거의 없을 것 같았다. 나는 우선 갖고 있던 간단한 측정용 장비를 가지고 의식에 있어서 가장 심오한 변화 상태들 중의 하나인 마취 상태를 관찰하기로 했다.
버지가 옳았었다. 전기적 반응들은 극적이었고 반론의 여지가 없었다. 각 도롱뇽이 마취 상태로 들어가면서 말단의 전압들은 거의 0으로 떨어졌고, 매우 깊은 마취 상태에서는 어느 정도 역전되어 다리와 꼬리의 전압은 양이 되었다. 동물들이 깨어난 후에야 정상으로 회복되었다.
나는 작은 논문을 쓰기에는 충분한 결과를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최근 방사능 엔지니어 협회에 의해 발간되기 시작한 간행물에 기고하기로 결심했다. 그들이 발간한 내용들 대부분이 안전하고 평이했지만, 나는 엔지니어들이 생물학자들보다 훨씬 열린 마음을 갖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이에 용기를 얻어 이판사판 해 보기로 했다. 나는 나의 모든 가정들 - 모형 신경계, 반도체 전류, 치료 제어, 실험 방법들 - 쑤셔 넣었다. 나의 논문은 간행물의 편집자에게 좋은 인상을 주었고 그는 이후의 연구에 대한 조언과 함께 열렬한 환영의 편지를 내게 보냈다. 무엇보다도 다행이었던 것은, 얼마 후 약간의 추가자금 사용 승인을 받아 많은 전극을 가진 전압 기록계를 구입한 것이었다. 곧 나는 마취 상태에 대한 발견을 확인했고, 몸 전체의 측정 장치를 구성하여 마취 상태가 아닌 동물의 활동 상태에서의 전체 표피 전압의 패턴을 파악할 수 있었다. 뇌 전반구 지역과 말초신경계에서의 음 전위는 깨어 있는 상태, 감각 자극, 근육 움직임 등과 연관되어 있었다. 활동이 활발할수록 음 전위는 더 높아졌다. 양 전위로의 전이는 안정 상태에서, 특히 수면 상태에서 더욱 크게 나타났다.
전자공학을 응용한 측정을 하는 동안, 나는 도롱뇽에 대한 전류 실험을 할 수 있는 또다른 한 가지 방법을 발견했다. 다행히 그것은 돈이 많이 들지 않고 쉬운 것이어서 추가로 장비를 구입하지 않고서도 할 수 있었다. 무엇보다도 가장 흥미로웠던 것은, 그것이 내가 새로 발견한 반도체성 전류에 대해서만 들어맞는다는 것이었다. 도롱뇽의 다리와 같은 전류가 흐르는 도체가 있다고 하자. 강력한 자기장 속에 자기력선이 직각으로 통과하도록 놓는다. 다음에 전류가 흐르지 않는 다른 도체를 원래의 도체(도롱뇽 다리)와 자기장에 모두 직각이 되도록 놓는다. 그러면 다른 도체의 전하 운반체가 자기장에 의해 편향되어 전압이 발생한다. 이것을 발견한 사람의 이름을 따서 홀Hall 전압이라고 한다. 홀 전압의 신기한 특성은 세 종류의 전류에 대해서 각각 다르게 작용한다는 것이다. 자기장의 세기가 일정할 때, 홀 전압은 전하 운반체의 운동성에 비례한다. 용액 속의 이온은 비교적 크기 때문에 자기장에 의해 편향되기 어렵다. 전선 속의 전자는 금속의 성질에 의해 제한을 받는다. 그런데, 반도체 속의 전자는 매우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기 때문에 훨씬 약한 장에서도 홀 전압을 가장 잘 발생시키는 것이다.
전자석의 발달 때문에 흔하지는 않았지만, 나는 C 모양의 영구자석을 구하여 시험 설비를 구성했다. 심호흡을 한 번 하고, 나는 마취시킨 첫번째 도롱뇽을 플라스틱 지지대 위에 놓고 앞다리를 뻗게해 자석 양극 사이에 두었다. 다리 양 측면에는 전극을 가볍게 붙여 두었다. 도롱뇽이 마취에서 깨는 동안 1분마다 전압을 측정했고 자석을 제거한 채 측정하기도 했다. 아울러 발가락 끝에서 척수까지 다리의 직류 전압도 측정했다.
깊은 마취 상태에서는 다리의 직류 전압이 0이었고 홀 전압도 마찬가지였다. 마취가 풀려 감에 따라, 다리의 정상적인 전위가 점차로 나타나기 시작했고, 그 멋진 홀 전압도 역시 그러했다. 도롱뇽이 마취가 완전히 풀려 설비에서 걸어나올 때까지 홀 전압은 다리의 전위를 따라 똑같이 증가했다. 시험할 때마다 같은 결과가 나왔다. 그러나, 나는 기록계의 펜이 기록지에 홀 전압을 기록하기 시작하는 것을 볼 때마다 같은 스릴을 맛보았다.
이 실험은 도롱뇽의 다리를 따라 흐르는 전류가 있다는 것과 그 전류가 반도체성 전류라는 것을 명백하게 보여 주었다. 여섯 차례의 실험들은 모두 내 가정의 모든 면을 증명하고 있었다.
발표되지 않은 과학적 결과는 존재하지 않는 것과 마찬가지다. 그것은 마치 한 손으로 손뼉을 치는 것과 같다. 과학자들에게 의사 소통(정보 교환)은 단지 의무라기 보다는 으뜸가는 기쁨이다. 명백한 실험으로부터 나온 멋진 결과는 나누어 가져야 할 기쁨인 것이다.
나는 출판물로 발표되는 것을 참을성 있게 기다릴 수 없었다. 나는 이번에는 최고 간행물에 도전했다. 미국 과학계에서의 '최고' 간행물에는 '사이언스Science'라는 걸맞는 이름이 붙어 있다. 그것은 천문학에서 동물학까지 모든 분야의 기사를 다루기 때문에, 거기에 게재된다는 것은 어떤 전문성 가치 이상이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내 논문은 받아들여졌고 나는 환성을 올렸다.
연구 첫 해에, 세 편의 주요 논문을 세 군데의 주요 간행물에 발표하고서는 나는 무언가 되어간다고 느끼고 있었다. 그러나 세상 일이 그렇게 호락호락하지만은 않았다. 과학의 게임에는 '인용'으로 알려진 까다로운 규칙이 있다. 어떤 논문이 아무리 중요하다 할지라도, 그것이 다른 사람들의 새로운 논문들에 참고로 인용이 되지 않거나 괄목할만한 횟수의 재판 요청을 받지 못한다면 아무 의미가 없는 것이다. 두 가지 면에서 나는 모두 실패했다. 나는 과학이 옛날 개념과 대치되는 새로운 아이디어를 어떻게 다루는가를 배우고 있었다.
나는 사기가 떨어진 채로 오래 있지 않았다. 나는 과학을 좋아해서 그것을 하고 있었지 찬사를 받기 위해 하고 있는 것은 아니었다. 나는 내 실험 결과들이 매우 중요한 것임을 느끼고 있었고 열정적으로 그것들을 검토했다. 나는 그 결과들이 언제고 누군가의 마음을 바꾸게 하려면 결과를 잘못 해석하지 않도록 매우 주의해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신경의 전기적 성질에 깊이 들어갈수록 나는 별로 공부한 적이 없는 분야인 물리학의 세계로 뛰어들고 있다는 것을 실감하고 있었다. 나는 내 일생에 있어서 가장 훌륭한 결정을 내렸다. 협력자를 찾기로 한 것이다.
미 재향군인국이 운영하는 병원과 관계를 맺고 있던 의과대학인 뉴욕 주립대학 의료원의 과학자들은 나의 연구에 관심이 없었을 뿐만 아니라, 어떤 식으로든 나 또는 내가 하고 있는 일에 관련되어 자기들의 명성을 잃지 않을까 두려워하고 있었다. 그래서, 나는 길 건너 시라쿠즈 대학의 물리학과를 찾아가서 학과장을 방문했다. 그는 천문학자로, 국제 지구관측년(1957~1958)에 내가 북극광을 보기 위해 자원했을 때 한 번 만난 일이 있었다. 잠시 생각하더니 그는 3층에 있는 찰리 바흐먼이라는 사람이 "당신만큼 미쳐 있다"고 하면서 행운을 빌어 주었다.
문을 여는 순간, 나는 제대로 찾아왔다는 것을 알았다. 거기 찰리가 있었는데 그는 작업대 위로 몸을 구부리고 있었고 작업대 위에는 전자석과 한 마리의 살아 있는 개구리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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