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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통증은 우리 몸을 보호하기 위한 반응이다.
● 우리 사회는 지금까지 통증은 우리 몸이 손상된 정도를 알려주는 기준이라는 잘못된 논리에 사로잡혀 살았다. 암묵적으로나 명시적으로 몸과 마음은 완전히 독립된 실체라는 이원론에 갇혀 있다.
● 통증은 몸에 상처가 났다는 것을 알려주는 현상이 아니라 몸을 보호하라는 신체의 반응이다. 불쾌한 감정을 일으켜 몸을 보호하게 하는 현상이다.
● 이 책을 통해 나는 우리가 통증에 굴복할 필요가 없으며, 통증과 싸우면서 인생을 낭비할 필요가 없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
● 통증은 본질상 감정에 관한 것.
통증의 본질은 무엇일까
● 통증은 뇌에서 '감지'되는 것이 아니라 뇌가 통증을 '만드는' 것이다. 즉, 뇌가 없으면 고통도 없다.
● 통증은 우리 몸이 어떤 위험에 처해 있거나 손상이 일어나 보호가 필요하다는 것을 알려주는 느낌이다.
● 통증이 뇌에서 만들어진다고 하면 마음먹기에 따라 쉽게 사라질 수 있다는 의미로도 해석될 수 있다. 하지만 이는 전혀 사실이 아니다. 사실 통증은 대부분 우리의 의식적 통제 밖에 있는 뇌가, 우리가 위험에 처해 있다는 것을 의식적 마음에 알리기 위해 내리는 결정이다. 통증은 무의식의 뇌가 몸이 위험하다고 판단하는 의식적 해석이다.
● 뇌가 빛과 색 정보를 감지하는 일보다 이미지를 생성하는 일에 약 10배 이상 많이 관여한다는 것은 오래전에 알려진 사실이다. 통증도 이와 비슷하다. 시각은 보는 것 이상을 의미하고, 통증은 느끼는 것 이상을 의미한다.
● 대부분의 만성 통증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뇌가 과잉 반응을 보여서 우리 몸에 손상이 없는데도 통증을 일으키기 때문이다. 뇌가 과잉 반응을 더 많이 보일수록 통증을 더 잘 '학습'하고, 뇌는 통증을 기억한다.
● 현재 상태를 부정하고 통증과 '싸우는' 방식은 효과가 없다. 체내 조직에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문제를 없애는 방식도 거의 효과가 없다.
● 현대 의학은 병에 맞서 싸운다는 표현을 좋아한다. 통증은 우리를 돕기 위한 반응이므로 통증과 싸운다는 표현은 적당하지 않다.
통증이 없는 삶은 축복일까
● 통증은 단순하게 어떤 감각이나 느낌이 아닌 감각, 감정, 사고 등이 놀랍도록 오묘하게 뒤섞여 있는 것이다.
● 통증은 우리를 돌보길 원한다. 통증으로 삶이 망가지고 통증을 다스릴 방법을 찾느라 고군분투하는 과정에 있더라도 우리는 그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
통증 과학의 새로운 화두
● 관심 전환과 상상력을 이용한 통증 완화
● 통증 자체에 집중하지 않고 관심을 전환하면 뇌에 저장되어 있던 오피오이드가 분비되어 척수에서 오는 통각 신호가 차단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 현대 최면술의 창시자는 18세기 독일의 대체 의학계 의사인 프란츠 메스머 박사. 메스머 박사는 살아 있는 모든 생명체는 눈에 보이지 않는 '동물자기動物磁氣'라는 자연의 힘으로 연결된다고 주장하며 모든 질병은 자기의 흐름이 원활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가 환자들을 치료하는 방법은 환자 맞은편에 마주 앉아서 환자의 몸 아픈 부위에 몇 시간씩 자신의 손을 갖다 대고 자리를 전하는 것이었다. 신기하게도 그러한 치료 후에는 환자들이 쓰러지거나 발작을 일으키곤 했는데, 그는 이를 가리켜 바로 병이 낫는 증거라고 했다.
● 최면 요법과 가상현실 기술을 통해 우리가 확실히 알 수 있는 사실은 통증이라는 복잡한 퍼즐을 풀고 싶다면 집중, 관심 전환, 상상력이라는 키워드를 먼저 이해해야 한다는 것이다.
플라세보 효과는 정말 존재할까
● 기대와 예측의 효과
● 플라세보 효과는 통증의 본질을 보여주는 일종의 창이라 할 수 있다. 즉, 통증은 일반적으로 우리가 인식하지 못하는 사이 뇌가 상황을 고려해 내리는 판단의 산물이라는 것을 보여준다.
● 1954년 ⟪란셋⟫에 게재된 논문에서는 "위약은 무지한 신경과민 환자들이나 부적격한 환자들이 느끼는 정신적 위안이자 지지 수단"으로 정의되었다. 오늘날 일부 의사들도 플라세보 효과 자체는 가짜이며 환자들이 몸이 나았다고 생각하는 것일 뿐,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최근 밝혀진 증거는 대부분 이를 반박한다. 실제로는 위약이 뇌를 변화시켜 질병과 증상을 고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 2000년대 초반 관절경 괴사조직 제거술에 대해 '플라세보 수술' 실험. 관절염 환자 180명을 두 그룹으로 나누어 한쪽은 관절경 괴사조직 제거술 시행, 다른 한 그룹은 전신 마취 후 무릎 절개만 하고 닫는 가짜 수술 진행. 플라세보 수술이 진짜 수술만큼 효과가 있었다. 더욱이 2년 뒤에도 가짜 수술을 받은 환자들이 진짜 수술을 받은 환자보다 통증 면으로나 기능적으로 수술 결과가 더 좋았다.
● 플라세보 치료가 통증과 관련된 뇌 전 영역에 걸쳐 오피오이드 분비를 증가시킨다. 통증이 줄어들 것이라는 기대감 만으로 뇌에 저장된 앤도르핀 같은 오피오이드가 분비된다.
● 개입이 더 극적일수록 환자가 그 치료에 더 많은 의미를 부여하고, 환자와 치료 제공자 사이에 신뢰감이 높을수록 통증완화에 대한 기대가 높아져서 효과가 커진다.
● 환자에게 정맥주사로 진통제를 투여할 때 아무런 설명 없이 컴퓨터로 투여하는 방식보다 의시가 그 진통제에 관해 설명해주면 효과가 50퍼센트 더 뛰어나다.
● 노세보(Nocevno) 효과 : 임상시험에서 환자들에게 진짜 약을 주고 부작용에 관해 설명해주었을 때만 부작용이 나타나는 것도 노세보 효과라 할 수 있다.
● 통증이라는 경험은 좋은 방향이든 나쁜 방향이든 우리의 믿음과 기대로 조작할 수 있다. 우리의 뇌가 그만큼 강력하기 때문이다.
● 예측 처리 모델에 따르면 뇌는 외부 세계에 대한 이해를 정리하고 다듬는 기관이다. 뇌는 외부 세계에서 일어나는 일을 최대한 정확히 예측하기 위해 뇌가 가진 세상에 대한 기대, 생각, 믿음(즉, '기존 정보들')을 토대로 새로 들어오는 감각 입력들과 균형을 이루려 한다. 간단히 말해 뇌는 정보 처리 기관이 아니라 미래 예측 기관이다.
● 오류는 입력되는 감각 정보가 뇌가 예측한 것과 다를 때 발생한다. 그 오류가 매우 사소하면 대개 '잡음'으로 취급되어 지각과 관련된 뇌 영역에 도달하지 않으므로 우리가 그리는 외부 세계에 대한 모습이 변하지 않는다. 그러나 잡음으로 취급할 수 없는 큰 오류가 발생하면 뇌는 외부 세계에 대한 모델을 수정할지를 결정해야 한다. 즉, 외부 세계에 대한 우리의 인식은 감각 정보가 뇌의 예측을 방해할 때만 일어난다.
● 시각을 예로 들면 뇌는 빛이 망막에 닿을 때 무엇을 보게 될지 예측하고, 그 예측에 오류가 있을 때만 더 높은 수준의 뇌로 그 정보를 전송한다. 이는 시각 피질(시각 정보를 처리하는 뇌 영역)을 타고 내려오는 신경 다발이 올라가는 신경 다발보다 훨씬 많다는 해부학적 사실로도 알 수 있다. 그래서 뇌의 예측과 감각 정보 사이에 차이가 발생할 때만 그 정보가 시각 피질로 전달된다. 그런 경우가 아니라면 우리는 우리가 예측한 대로 사물을 보게 된다.
● 캡척 박사의 주장에 따르면 플라세보 효과는 우리가 어떻게 행동하는지가 가장 중요하고 어떻게 생각하는지는 부차적인 문제이거나 전혀 중요하지 않다.
통증의 의미는 무엇일까
● 통증의 정서적 요인
● 통증은 감각과도 관련이 있고 감정과도 관련이 있다.
● 전측 대상피질이라는 뇌 영역은 감정과 감각 입력을 혼합해 하나의 통합된 경험을 생성하는 부위다. 제빵사로 보자면 가장 높은 위치에 있는 마스터 제빵사에 비유할 수 있다. 전측 대상피질은 우리 몸에 어떤 위험이나 손상이 없는지 계속 주시하고 있지만 통증을 감지하는 역할에 그치지 않고 통증의 의미를 파악하는 더 고차원적인 역할을 맡고 있다. 전측 대상피질은 누군가 우리의 감정을 상하게 했을 때 우리가 실제로 감정을 다치고 고통을 느끼도록 관여한다.
● 불안감이나 부정적인 감정은 단기 통증을 악화시키는 정도에 그치지 않고 만성 통증으로 이어지게 하며, 나아가 통증과 괴로움을 예측하도록 뇌 회로를 재구성한다.
● 요통과 척추의 건강 상태는 관련성이 매우 적다. 만성 요통 환자의 대부분은 구조적 이상이 없고, 추간판 탈출증같이 구조적 이상이 있는 환자의 대다수는 전혀 통증이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
● 만성 통증을 치유한다는 말은 위협과 위험을 예측하는 관점에서 보호와 안전을 예측하는 관점으로 나아간다는 의미다. 우리의 마음은 통증을 조절할 강력한 힘이 있다. 통증에 담긴 의미를 잘 이해하는 것이야말로 무엇보다 확실한 치료법이 될 것이다.
고통도 즐거울 수 있다
● 고통과 쾌락의 양면성
● 자해는 '긍정적 강화'의 수단도 될 수 있다. 가령 우울증으로 감정이 무뎌진 사람에게는 육체적 고통이 살아 있다는 느낌을 들게 해 주므로 긍정적 보상이 된다.
● 자해 시도자들이 손을 얼음물에 넣거나 전기 충격이 가해지는 식의 자극을 받으면, 자극을 받기 전보다 자극이 끝난 후 느끼는 안도감에서 훨씬 더 만족감을 느낀다는 것을 발견했다.
● 엘리는 자해할 때마다 고통을 느꼈다. 고통이 끝난 후에 느끼는 안도감은 감정 해소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 자존감이 낮고 자신이 '벌을 받아 마땅하다'라고 생각하는 사람일수록 고통을 더 오랫동안 참는 것으로 보였다. 2019년 연구 결과에 따르면 자신감이 매우 낮은 사람들은 고통을 느끼는 경험 자체로 안도감을 느낄 뿐 아니라 기분도 좋아지는 것을 경험했다.
● 자신을 더 소중하게 여길수록 나쁜 상황을 견디려는 의지는 더 줄어든다.
● 고통과 쾌락은 삶을 살아가는 우리가 피하거나 추구하는 두 절대 권력이 아니다. 언뜻 생각하면 그렇게 보이지만, 그보다는 뇌가 우리에게 보상을 추구하고 벌을 피하도록, 그래서 더 오랫동안 생존하도록 도와주는 수단에 가깝다.
● 고통스러운 자극은 위협, 불확실성, 공포와 짝지어지면 참기 힘든 느낌이 되고, 안전, 성적 흥분, 보상이 기대되는 상황에서는 기분 좋은 느낌이 된다. 고통은 그 고통을 당하는 사람이 처한 상황과 사회에서, 성장과 생존에 도움을 주는 수단이라는 의미가 전달되면, 견딜 만한 가치가 생기고 즐길 수도 있는 것이 된다. 고통과 쾌락 간의 이같이 복잡하고 역설적인 관계가 시사하는 바가 한 가지 있다면, 의학계에서 자주 무시당하고 폄하되는 통증의 감정적, 사회적 요인이 사실은 만성 통증, 중독, 자해 같은 질환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므로 치료법을 고려할 때도 그러한 요인이 중요하게 반영되어야 한다는 점이다.
통증은 왜 전염성이 강할까
● 신경 공명으로 알아보는 통증의 의미
● 다른 사람이 고통을 당하는 모습을 보고 조심하는 것은 고통이 전염성이 강하다는 증거가 되기도 하지만, 그렇게 하는 것이 자신에게 직접 이익이 되기 때문일 수 있다.
● 우리 또한 행동하는 점이 우리와 더 비슷하고 닮은 사람이 고통스러워하는 모습을 볼 때 통증 경로의 정서적 요인이 공감을 일으키기 쉽기 때문이다. 고통받는 사람이 나와 더 관련 있을수록 뇌가 하는 일의 양이 줄어들어 공감하기가 더 쉬워진다.
사회적 통증에 주목하라
● 마음의 통증
● 사회적 통증 : 팀을 나눌 때 제일마지막에 뽑히는 순간이나 기대하고 있던 파티의 초대장을 받지 못하는 순간처럼 사람들에게 거부당할 때 느껴지는 고통
● 사회적 통증은 소셜 미디어 탄생 이후, 모든 방면에서 훨씬 더 심각해지고 있다.
● 마음의 상처나 마음이 아픈 느낌이 심리적 고통이 아닌 물리적 통증이 있을 때처럼 실제로 아픈 느낌이라는 연구 결과. 물리적 통증과 사회적 통증은 신경학적 수준에서 매우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다.
● 통증이 외로움을 낳고, 외로움이 통증을 낳는다. 사회적 유대는 모든 통증에 진통제 역할을 한다.
● 재밌는 영상을 혼자 시청할 때는 잘 웃지 않지만 여러 사람과 함께 시청할 때는 웃을 확률이 30배 이상 높아진다.
인종, 문화, 신념과 통증의 관계
현대 사회의 역병
통증이 사라지지 않는 이유
새로운 희망을 찾아서
책을 2/3 정도 읽다가 그만두었다. 지겨워서다. 왠지 동어반복인듯한 느낌에. 다음에 다시 도전해서 나머지 부분을 요약해 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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