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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부 성장과 재성장
제1장 히드라의 머리와 메두사의 피
뼈 치료의 실패
정형외과 의사로서 나는 그 치료 에너지의 한 가지 특정한 모습에 대해 곰곰히 생각해 왔는데, 그것은 내 전공에 있어서 풀리지 않는 문제인 골절 부분의 비결합이다. 부러진 뼈는 양쪽을 꽉 붙여서 움직이지 않게 하면 대게 수주일 안에 붙어서 하나가 된다. 그러나, 가끔 일 년이 지나도 또는 몇 번의 결합 재시도에도 불구하고 붙지 않는 경우가 있다. 이것은 환자에게는 하나의 재앙이고 의사에게는 처절한 패배이다. 이런 경우 의사는 팔이나 다리를 잘라 내고 보철을 해야 한다.
금세기를 통하여, 대부분의 생물학자들은 성정과 치료에 있어서 오직 화학반응만이 관여한다고 확신해 왔다. 그러한 결과로, 비결합에 대한 대부분의 연구는 칼슘 신진대사와 호르몬 관계에 집중되었다. 외과 의사들은 끊임없이 골절 표면을 문질러 새롭게 하고 유래가 없이 복잡한 판들과 나사들을 고안하여 뼈의 끝을 꽉 붙들어 맸다. 이러한 시도들이 나에게는 피상적으로 보였다. 나는 치료 자체의 메커니즘을 진실로 이해하지 못한 채 치료의 실패를 이해할 수 있는지 의심했다.
내가 연구 경력을 쌓기 시작했던 때인 1958년에는 뼈의 회복 과정에 대해서 우리는 이미 많은 것을 알고 있었다. 거기에는 두 가지 개별적인 과정이 포함되어 있는 것 같았고 그 중 하나는 인체의 다른 어느 부분에서의 치료 과정과 완전히 다른 듯했다. 그러나 무엇이 이 과정들을 조절하여 뼈의 연결을 완성시키는지에 대해서는 거의 알지 못했다.
모든 뼈는 섬유질의 질긴 콜라겐 층으로 싸여 있는데, 콜라겐은 뼈 자체의 주요한 성분이면서 우리의 모든 세포들을 서로 달라붙게 하는 결합조직 또는 '아교'를 형성하는 단백질의 일종이다. 콜라겐 바로 아래에는 그것을 생산하는 세포들이 있고 바로 다음이 뼈인데 그 두 층이 함께 골막periosteum을 형성하고 있다. 뼈가 부러졌을 때 이 골막세포들은 특이한 방식으로 분열한다. 모세포에서 분리된 딸세포들 중의 하나는 자기가 있던 자리에 있고, 다른 하나는 골절 주변의 응혈로 옮겨가서 매우 관련 깊은 형태인 오스테오블라스트osteoblast 즉, 뼈 형성 세포로 변한다. 이 새로운 세포들은 골절 둘레에 칼러스callus라고 하는 두툼한 뼈의 고리를 만든다.
또 하나의 수리 작업은 뼈 내부의 빈 공간인 골수강에서 이루어진다. 유년기에 이 골수강 속의 골수는 백혈구와 적혈구로 구성되어 왕성하게 만들어지다가, 청장년기에 와서 대부분 지방질로 변한다. 반면에, 약간의 활동적인 세포들은 다공질의 내부 표면에 남게 된다. 골절 주변에서 골수로부터 새로운 조직이 형성되는데, 어린아이들이나 새끼 동물들에서는 훨씬 빨리 진행된다. 이 새로운 조직은 분화되지 않은 상태였는데, 골수세포들이 칼러스를 만드는 골막세포에서처럼 그 분열 속도를 증가시켜 그것을 형성하는 것이 아니고, 원시의 새로운 배胚 상태로 되돌아감으로써 형성되는 듯했다. 미분화된 선행 골수세포는 먼저 초기 연골세포의 형태로 변하고, 다음에 성숙한 연골세포가 되며 마지막으로 새로운 뼈세포가 되어 내부에서 골절 치료를 돕는다. 현미경으로 보았을 때, 이 내부 치료 영역의 세포들에서 보이는 변화들은, 특히 골절 후 한두 주일이 경과한 어린이들에게서는 믿을 수 없을 만큼 혼란스러워 보였다. 더욱 경악스러운 것은 그것들이 지독한 악성 뼈 암세포들과 매우 닮았다는 것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경우에 이 변화들은 엄격히 통제되어 있고 뼈는 치료되는 것이다.
정형외과의 훌륭한 연구자들 중의 한 사람인 마셜 유리스트Marshall Urist 박사는 1960년대 초기에 이 두번째 뼈 치료 형태가 인간을 포함한 다른 모든 척추 동물들과 함께 하는 유일한 재생 형태인 진화적 환원 evolutionary throwback 이라고 결론내렸다. 이 의미에서의 재생은 복잡한 신체 부분의 재성장을 의미한다. 그 부분은 몇 가지 다른 종류의 세포로 이루어지는데, 같은 부분의 배로부터 본래 성장과 닮은 방식으로 재성장한다. 이때 겉보기에 관련이 없어 보이는 것들로부터 분화된다. 내가 진정한 재생이라고 부를 이 과정은 다른 두 치료 형태와는 구별되어야 한다. 때때로 재생의 한 변종이라고 간주되는 한 형태는 생리학적 회복이다. 즉, 작은 상처나 단일 조직 내에서의 하루치 소모분이 같은 형태의 인접 세포들에 의해 회복된다. 이 형태는 단지 틈을 메우는 방식일 뿐이다. 다른 한 치료 형태는 상처가 너무 커서 단일 조직 내의 회복이 불가능하고 그 동물이 손상된 부분을 회복할 재생 능력이 부족할 때 일어난다. 이런 경우에 상처는 단순히 콜라겐 섬유로 덮여 상흔을 형성한다. 진정한 재생은 배 발달에 가장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고 일반적으로 단순한 동물들에 있어서 가장 강렬하기 때문에, 그것이 가장 근본적인 치료 방식이라고 생각된다.
회복에 실패하는 비결합은, 정상적인 치료를 유발하고 제어하는 무엇인가가 부족하기 때문인 것으로 추측된다. 나는 일찍이 뼈 내부 지역의 회복이 진정한 재생의 표본이 될 수 있는지에 대해 호기심을 갖기 시작한 바 있다. 만약에 그렇다면 그것은 다른 두 형태의 치료보다 더욱 명확하고도 근본적인 제어 과정을 보여 줄 것 같았다. 부러진 뼈에서 보이는 여러 가지 단계의 혼란 속에서 요점을 찾기란 어렵다고 생각되어 다른 동물에서 나타나는 것과 같은 재생 자체만을 연구하기로 결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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