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王隱君痰論 담에 대한 왕은군의 이론
담증痰證에 대한 것은 예나 지금이나 모두 자세하지 못하다. 의서에는 비록 현음, 유음, 지음, 담음 등 여러 가지 음飮이 있지만, 그 병의 원인을 알지 못한다. [담으로 병이 되면] 두풍증이 있고 어지럼증[眩暈]이 생기고 눈앞이 아찔하고 이명耳鳴이 있거나, 입과 눈이 떨리고[蠕動] 눈썹 사이와 귓바퀴가 가렵기도 하다. 혹은 팔다리에 유풍증游風證이 생겨 뜬뜬하게 부어서 아픈 것 같기도 하고, 아프지 않은 것 같기도 하다. 혹은 이와 뺨이 가렵고 아프며 잇몸이 붓기도 하는데, 아픈 것이나 가려운 것이 한결같지 않다. 또 트림이 나거나 신물이 올라오며 명치 밑이 쓰리고 구역과 딸국질이 나기도 한다. 또 목구멍이 시원하지 않아 뱉어도 나오지 않고 삼켜도 넘어가지 않는데, 가래의 색은 그을음 같고 생김새는 헌솜이나 복숭아나 무 진이나 가막조개의 살 같다. 혹은 명치 밑에 얼음이 머물러 있는 것 같고, 심첨부가 때때로 싸늘하면서 아프기도 한다. 꿈에 괴상한 귀신들이 나타나기도 한다. 혹은 발목이 시큰거리고 약해지며 허리와 등이 갑자기 아프기도 한다. 혹은 팔다리 마디들이 여기저기 화끈거리면서 아프기도 한다. 심지어는 손이 뻣뻣하고 팔죽지가 아픈 것이 마치 접질린 것 같기도 하다. 혹은 등줄기 가운데가 손바닥 크기만큼 얼음같이 차면서 아프다. 혹은 온몸이 스멀스멀 하면서 벌레가 기어다니는 것 같다. 혹은 눈두덩이 뻑뻑하고 가려우며 입과 혀가 허는데, 심하면 후폐증喉閉證이 생기기도 한다. 또한 뒷목 주위에 멍울이 생긴 것이 나력 같기도 하고 아닌 것 같기도 하다. 가슴과 배 사이에 두 가지 기운이 서로 꼬이는 것 같기도 하고 목이 메어 안타깝고 답답하기도 하며, 연기가 위로 치받는 것처럼 머리와 얼굴이 화끈화끈 달아오르는 것 같기도 하다. 정신을 잃거나 전광증癲狂證이 생기거나, 중풍이 되어 팔다리를 쓰지 못하거나, 노채勞瘵같이 오래 않는 병이 되거나, 혹은 풍비風痺나 각기병이 되거나, 혹은 누가 잡으러올 것같이 무서워서 명치 밑이 들먹거리고 놀란 것처럼 가슴이 두근거리거나, 혹은 숨이 차면서 기침이 나고 토하거나, 군침[冷涎]과 푸르스름한 물[綠水]과 검은 즙[黑汁] 같은 것을 뱉기도 하는데, 심해지면 폐옹肺癰이 되고 장독腸毒이 되고 대변에 피고름이 섞여나오기도 하고 힘줄이 땅기어 다리를 절기도 한다.
이와 같이 안팎으로 생기는 병이 백 가지도 넘는데, 이 모두가 담痰으로 인하여 생긴 것이다. 진액이 이미 엉켜서 담이 되고 음飮이 되어 상초上焦에 몰리기 때문에 입과 목이 마르게 되고, 하초下焦로 내려가면 대소변이 막히고 얼굴빛도 윤기가 없어져 마른 뼈같이 되며 머리털이 푸석푸석해진다. 부인은 월경이 막혀서 나오지 않고, 어린아이는 경간驚癎이나 경련이 생긴다. 치료는 먼저 묵은 담[敗痰]을 몰아낸 다음 허실을 가려서 조리하여야 한다. 그러므로 침향곤담환을 만들어 삼초의 담음을 두루 치료하는 약제로 쓴다.
○ 유종후는 "담으로 병이 된 것에 대하여 장기張機는 사음四飮과 육증六證으로 논의하였고, 진언陳言은 내인, 외인, 불내외인의 세 가지 원인으로 서술하였는데 모두 적절하다. 하지만 왕규王珪는 사람의 모든 질환이 모두 담으로부터 생긴다고 하였는데, 이는 그 전 사람들이 알지 못하던 것을 밝힌 것으로, 담으로 생긴 증상을 깊이 있게 잘 알았다고 할 수 있다. 그리고 곤담환이라는 처방을 만들어 이런 질환을 모두 치료하게 하였으니 그야말로 간편하게 되었다. 그러나 [왕규의 방법은] 장기와 【삼인극일병증방론】에서 표리表裏와 내외內外를 구분하여 한법汗法, 하법下法, 온법溫法, 이법利法의 치료 방법을 사용한 데 비하면 거친 면이 있다. 여기에 허실과 한열寒熱의 차이가 있는 것을 감안하면 그 거친 것이 더욱 심하다"라고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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