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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신문 기사
파스요법이란 동양의학의 기본인 경혈, 즉 침이나 뜸자리에 침과 뜸 대신에 가로세로 1센티미터로 자른 파스를 붙여서 신경을 부드럽게 하고 막힌 혈을 뚫어서 자연치유력을 증진시키는 건강법이다. 침이나 뜸은 정확한 혈자리를 찾아야 하기 때문에 전문가가 아니면 시술하기가 어렵고 치료 과정에서 나타나는 통증으로 환자들에게 두려움과 불안을 유발하기도 한다. 이런 단점을 한꺼번에 해결한 것이 파스요법으로 혈자리를 정밀하게 찾지 않아도 되고 아프지 않으며 파스와 경혈도만 한 장 있으면 누구나 쉽게 실천할 수 있고 진통제와도 같은 신속한 효과를 볼 수 있다.
남산 스님은 콧물이 흘러내릴 경우 안경이 걸리는 콧등 부분에 붙이면 3~5분만에 콧물이 멎고 기침이 날 경우 목의 세 곳에 파스를 붙이면 기침이 금방 그친다. 위장질환과 같은 만성질환도 수주일 간 꾸준히 하면 반드시 효과를 볼 수 있다고 한다. 즉 혈자리 이외에도 아프거나 굳어서 딱딱해진 부분 과민한 부분 움푹 들어간 부분 등에 붙이면 효과를 볼 수 있다고.
부산 영도구에 사는 40대 중반의 주부 김동희 씨는 10년 전부터 위장병으로 고생해 왔다. 온갖 방법을 동원하여 좋다고 하는 것은 안 해 본 것이 없을 정도였다. 그러나 고생만 하고 아무런 효과도 보지 못해 치료를 포기하고 있다가 대구의 팔공산 갓바위 부처님께 기도드리면 소원이 이루어진다는 소문을 듣고 한 달에 두 번 정도 다니게 되었다. 그러던 어느 날 갓바위 아래 약사암 쪽마루에서 가위로 파스를 자르고 있던 스님을 만나 파스요법을 알게 되었다. 스님이 볼펜으로 찍어준 곳에 파스를 잘라 잠자기 전에 붙이고 일어난 뒤 떼기를 1주일 정도. 신기하게도 그렇게 아프던 위장병이 서서히 나아지기 시작하여 2주일 뒤에는 위장병으로 인한 고통이 완전히 사라지게 되었다고 한다.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자문위원인 박종열 씨 역시 파스요법의 효험을 체험한 사람 중 한 명. 박 위원은 평소 알고 지내던 남산 스님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던 끝에 파스요법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시험 삼아 그 자리에서 뻣뻣한 목에 붙여 보았다. 15분쯤 지났을까. 정말 거짓말처럼 뻣뻣하던 목이 확 풀렸고 피로하던 몸이 언제 그랬냐는 듯이 생기를 되찾았다고. 그 뒤로 박 위원은 스님이 잘라준 파스조각을 상비약처럼 주머니에 넣고 다니며 주변에 통증을 호소하는 사람이 있으면 붙여준다고 한다.
파스요법이 고안된 계기를 보면 그 효능만큼이나 흥미롭다. 지금으로부터 약 10년 전. 남산스님이 경북 성주의 깊은 산중 토굴에서 한겨울을 지낼 때의 일이었다 한다. 콧물과 기침이 연일 쉴 새 없이 나오는 지독한 독감에 걸려 고통을 당하고 있었는데 찾아오는 사람도 없고 그렇다고 약국이나 병원을 찾아 내려갈 수도 없는 처지였다. 그저 언젠가는 낫겠지 하는 기대 속에서 지내다가 어느 날 옷을 갈아입으려고 옷보따리를 찾다가 파스 몇 장을 발견하고 약이라고는 파스밖에 없으니 이것으로라도 감기를 고쳐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러나 과연 어느 곳에 붙여야 할지 막막했다. 생각 끝에 콧물이 나니까 코에 붙이고 기침이 나니까 목에 붙이고, 감기는 호흡기 질환이니 허파와 관련이 있는 폐경에 붙이기로 마음먹고 실천에 옮기려 했다. 하지만 커다란 파스를 그대로 코에 붙일 수도 없었고 그렇게 하다간 하루밖에 쓸 수 없으므로 잘게 잘라 수차례 사용하기로 하고 가로 2센티미터, 세로 2센티미터로 잘라 안경테가 걸리는 콧등에 붙이고 목 앞의 옴폭하게 들어간 부분과 손바닥의 폐장혈에 붙였다. 그러자 기적 같은 일이 일어났다. 그렇게 심하던 콧물과 기침이 5분 만에 뚝 그친 것이다. 그리고 3일 만에 몸도 제대로 가누지 못하던 독감이 완전히 낫게 되었다. 이때부터 본격적으로 파스에 대한 연구를 하게 되었다고.
남산스님과 비슷한 시기에 파스요법을 고안한 사람이 두 명 더 있었다. 제각기 우연한 기회에 독자적으로 개발한 것으로 알려진다. 고 문익환 목사와 이철용 전의원이 그들. 문 목사의 경우 5~6년 감옥에서 단전호흡과 함께 스스로 고안한 파스요법으로 건강을 지켰던 것으로 알려지는 데 그 요법이 면회객들에 의해 전해지다가 출옥 뒤엔 책으로 나오기도 했다. 문 목사의 차남인 영화배우 문성근 씨는 부친의 파스요법에 대해서 침 뜸 붙이는 것이 원칙이었지만 그 외에도 효과가 있는 몇 곳을 더 찾아낸 것으로 알고 있다고 회고한다. 이철용 전의원의 경우 책으로 내지는 않았지만 달동네의 어려운 사람들을 대상으로 많이 보급한 것으로 알려진다.
파스요법에 쓰이는 파스는 후끈후끈한 일명 고춧가루 파스(고춧가루 성분이 들어 있는데, 대일과 신신 두 곳에서만 생산된다). 소위 말하는 쿨파스나 온열습포제 등 다른 종류의 파스는 효과가 전혀 없다는 것이 남산스님의 경험담이다. 이는 파스의 고춧가루 성분이 피부 경혈점에 자극을 주는 데 뜸은 뜨거운 자극을 순간적으로 주는데 비해서 파스는 은근한 자극을 오랫동안 지속시키면서 흥분되어 있는 혈을 진정시키고 가라앉은 혈은 흥분시키는 등 보사의 기능을 스스로 조절한다고. 또 저녁에 붙이고 아침에 떼는데 주의할 점은 반드시 12시간 동안 붙이고 12시간 동안은 쉬어야 한다는 것이다. 12시간 이상 계속 붙이면 피부가 허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피부 알레르기 증상이 있는 사람은 2~3시간만 붙여도 피부가 상하는 수가 있으므로 사용 시간을 단축하여 하루에 1~2시간 정도만 붙이도록 한다. 무엇보다도 부작용이 거의 없어 생후 2개월 이상된 어린이에게도 사용할 수 있다. 어린이의 경우 가로세로 0.5cm 크기로 잘라 붙인다.
남산스님은 모든 병은 마음과 균형의 파괴에서부터 출발한다며 항상 즐거운 마음으로 살아간다면 무병장수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충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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